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곧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작 영화 《교생실습》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이 작품에 관심이 갔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제목과 함께 공개된, 어딘가 호러 분위기를 풍기는 프로모션 이미지 때문이었다. 특히 올해 영화제의 호러 섹션이 일본 영화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한국 호러 영화 한 편을 꼭 보고 싶었던 상황이었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상영관에 들어섰을 때는 솔직히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다. 제목만 보면 정식 속편처럼 느껴졌고, 전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자 그런 걱정은 금세 사라졌다. 《교생실습》은 전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속편이었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여고괴담》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영화의 전체적인 톤이었다. 처음에는 정통 호러 영화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오컬트와 틴 코미디 요소를 섞어 예상보다 훨씬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고등학교 문화와 학생들이 겪는 현실적인 압박을 꽤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화는 배우 한선화가 연기한 신입 교사 강은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은경은 한 여고에 부임한 뒤 세 명의 학생이 운영하는 수상한 흑마술 동아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이들이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악마 같은 존재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은경은 초자연적인 세계로 들어가 영혼을 되찾으려 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는 극심한 압박과 현실을 점점 이해하게 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호러 요소 역시 꽤 매력적으로 활용된다. 다소 키치하고 B급 감성이 느껴지는 연출은 오히려 영화의 유쾌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고, 사회적 메시지는 조금 직접적이긴 해도 충분히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결국 이 영화의 중심에는 한국 학생들이 겪는 극단적인 입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가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의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고 여겨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에 대한 이야기가 강하게 깔려 있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감독 김민하와 배우 한선화가 참석한 GV가 진행되었고, 두 사람은 영화 제작 과정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었다. 특히 김민하 감독은 《여고괴담》 시리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며, 비슷한 주제 의식을 담으면서도 훨씬 가볍고 대중적인 학원 장르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GV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제 촬영 현장과 배우들의 경험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었다. 이에 극 중 흑마술 동아리의 멤버 하루카/정민지 역을 맡은 배우 이화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해 보았다.

 

 

저스틴:  영화의 설정은 다소 호러틱하지만, 실제 결과물은 매우 밝고 유쾌한 코미디 장르입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느끼는 즐거움만큼 실제 촬영 과정도 즐거웠나요?

이화원: 실제 촬영 과정도 즐거웠습니다. 감독님이 정말 유쾌하신 분이어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던 거 같아요

저스틴: 작품에는 국어, 영어, 수학 담당 귀신과 학교를 떠도는 또 다른 귀신이 등장합니다. 배우님께서는 한국의 젊은 세대로서 왜 이 세 과목이 귀신의 소재로 선택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배우님께 '국·영·수'는 실제 수능 준비 시절 어떤 의미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이화원: 한국의 입시에서 국영수 세 과목이 가장 중요하게 자리잡았죠.. 저는 피아노를 전공했어서 수학의 비중이 낮았고 국어 영어를 열심히 했습니다.

저스틴:  김민하 감독님께서는 90년대부터 시작된 《여고괴담》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셨습니다. 배우님께서는 이 시리즈를 평소 알고 계셨는지요? 평소 호러 영화를 즐겨 보시는 편인지, 혹은 가장 좋아하는 호러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화원: 들어본 적은 있는데 본 적은 없습니다. 호러 영화를 즐겨보지 않아요 ㅎㅎ 겁이 많습니다

저스틴: 극 중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흑마술부를 무서워하기보다 오히려 성적을 위해 기도를 부탁하는 등 흥미로운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이 실제 한국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투영한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실제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화원: 실제 한국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투영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랑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아니면 제가 예고를 다녔어서 인문계 고등학교랑은 분위기가 달랐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희는 학교 안에서 다같이 음대 진학을 목표로 입시를 준비했어서 다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선생님을 잘 따르는 분위기였어요

저스틴: 영화 속 학생들은 자신들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선생님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배우님께서도 성장 과정에서 이처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선생님이나 멘토가 있으셨나요?

이화원: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액터스 과정으로 다닐 때 만났던 선생님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학생들 인원이 적기도 해서 더욱 가깝고 거의 가족처럼 챙겨주셨어요.

저스틴: 이번 작품은 코미디와 초자연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다룹니다. 연기하시면서 이 두 장르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특히 감정 조절이 가장 까다로웠던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화원: 체육관에 셋이 묶여서 연기하는 장면에서 극한의 감정 연기를 코미디적으로 하려는게 좀 어려웠던 거 같아요. 도끼로이마까는 주변에서 계속 우가차차 춤을 추며 돌고 있고.. 웃음을 참으며 심각하고 진지하게 연기하려고 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저스틴: 호러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소화하셨는데,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차기작을 통해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배우님만의 또 다른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화원: 이번 영화에선 신파는 안됐지만.. 제가 정말 진지한 신파극을 하는 것이 궁금해요 평소에 눈물이 없는 편이어서.. 눈물연기를 잘 소화해보고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영화 《교생실습》이 2026년 5월 1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합니다.